• 아시안하이웨이
  • 新 실크로드 아시안하이웨이의 의미

    ‘62.5%(1500년)→18.5%(1950년)→40.9%(2010년).’
    아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의 변천사다.
    지구촌 사람 중 62%(43억 명)가 사는 아시아는 500년 전에는 세계 그 자체였다. 베이징(중국), 델리(인도), 이스탄불(터키)은 그 시절에도 세계 5대 도시였다. 당시 아시아는 네트워크로 촘촘히 짜여 있었다. 육지와 바닷길을 따라 상인, 학자, 사상, 종교, 상품, 식물이 이동했다. 아시아 교차로 중 하나로 무역도시였던 카불에서는 아랍어, 페르시아어, 투르크어, 무굴어, 힌디어, 아프간어, 파샤어, 파라지어, 비리어, 비르키어, 람가니어 등 11~12개 언어를 들을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자바 해협에서 1000년 전 난파된 배에서는 중국의 은·철기·도자기, 인도 동부의 불교용품, 인도 서부의 면직물, 중동의 도자기·유리가 발견됐다. 광범위한 무역 네트워크의 증거다.

    세계의 중심이었던 아시아는 근대화에 뒤처졌다. 서구 사회에 밀리며 쇠퇴를 거듭해 20세기에는 이류, 삼류가 됐다. 많은 나라가 식민지 신세가 돼 ‘구대륙’으로 불렸다. 열강들의 이해 관계에 얽히면서 네트워크도 와해됐다. 뭉치지 못하니 세계 사회에서 발언권도 거의 없었다.
    아시아는 그러나 21세기 전환시대에 굴기했다. 네 마리 용(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중국, 인도가 깨어났다. ‘넓은 땅과 조밀한 인구’를 토대 삼아 신시장(New Market)으로 부각됐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년 전 5분의 1에서 이제 절반 가까이로 높아졌다. 서구 사회가 고령화로 늙어가면서 생동감을 잃고 고민하는 사이 어린이와 청년층으로 중무장해 ‘젊은 아시아’가 됐다. ‘세계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면, 아시아를 보라’가 현실이다.

    ‘아시안하이웨이(AH, Asian Highway)’는 아시아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아시아 32개국을 14만여㎞로 그물망처럼 엮어 놓은게 AH이다. 길은 사람·자원·정보가 흐르는 생명선의 역할을 한다. AH도 마찬가지다. AH를 계획·추진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는 “경제적·문화적 교류라는 실리적 측면과 함께 성장하는 아시아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도 지닌다”고 설명했다.
    아시안하이웨이는 간선도로(AH 1~8번), 지선도로(AH 11~26, AH 30~34, AH 41~51 등)로 구분된다. 간선도로 가운데 가장 길며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중요한 게 14개국을 통과하는 도로가 ‘AH 1’이다. 매일경제신문과 MBN이 달리고자 하는 곳이 바로 AH 1이다.
    AH 1은 상징적으로 일본 도쿄에서 출발하지만, 실제 대륙의 출발지는 부산이다. AH 1은 서울, 평양에 이어 선양·베이징·우한·광저우(중국), 하노이·호찌민(베트남), 프놈펜(캄보디아), 방콕(태국), 양곤(미얀마), 콜카타·뉴델리(인도), 라호르·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 카불(아프가니스탄), 테헤란(이란), 앙카라·이스탄불(터키)을 거친다. 길이가 무려 2만 710㎞에 달한다. 지구 절반을 도는 셈이다.
    경유 국가 중 한국·북한·일본을 제외한 11개국은 세계의 성장 견인차다. 2006~2010년 5년간 평균 성장률이 연 8.5%였다. 세계 평균치(3.2%)의 거의 3배에 육박한다. 중국(연평균 10.8%), 인도(8.4%), 베트남(7%) 등이 포함된 덕분이다. 세계통화기금(IMF)의 2011년 전망치를 보면 중국 8.9%, 인도 8.7%, 베트남 6.5% 등이다.

    AH 1이 통과하는 14개국의 인구는 34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이다. 워낙 많은 사람이 살다 보니 분단국가인 남북한을 제외하고 모두 말이 다르다. 음식·풍습·행동·종교 등도 제각각이다. 나라마다 쓰는 통화가 다르다보니 국경을 넘는 여행객은 달라지는 환율에 헷갈린다. 미국 돈 1달러가 중국에서는 6.5위안 남짓인 반면 국경 너머 베트남에서는 달러당 2만 동이 넘는다. 10달러(한화로 대략 1만 1,000원)짜리 물건을 살 때 중국에서는 65위안을 내야 하는 데 비해 베트남에서는 20만 동을 훌쩍 넘어간다.
    그렇지만 아시아는 공통점도 많다. AH 1의 출발점인 한국과 종착점인 터키는 언어학계에서 오랫동안 알타이어족 계통으로 인정돼 왔다.
    대륙 반대편에 있으면서도 서로 ‘형제 국가’라고 부르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여기에 오랫동안 서구 열강의 침략과 식민지 생활에서 벗어나 ‘아시아적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에는 세계 어느 대륙도 넘볼 수 없는 지위를 구축하겠다는 희망과 비전이 넘치는 땅이 아시아다.

    매일경제 아시안하이웨이팀은 1차 여정으로 AH 1 노선 1만 8,000여㎞를 달린다. 일본과 한국을 뛰어넘고 ‘달릴 수 없는 북한땅’을 마음속에 그리면서 중국 단둥에서 출발한다. 선양, 베이징, 우한, 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를 지나 베트남 하노이, 다낭, 호찌민, 캄보디아 프놈펜, 태국, 방콕 등 도시를 지난다. 1차 여정을 마무리한 후 2차로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 이란, 터키로 이어지는 나머지 AH 1 노선 1만 959㎞를 달릴 계획이다.